중국은 영어도 수출한다
작성자
윤석진 기자
작성시간
2019-11-13
작성시간
업데이트 : 2019-11-13
조회수
93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중국은 일당 독재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를 도입한 특이한 나라다. 돈 버는 건 자유인데 통치에는 관여할 수 없다. 반쪽짜리 자유인 셈이지만, 중국 사회는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 수십 년간 두 자릿대 성장률을 기록했고, 오늘날 미국의 경제·군사적 패권을 위협하는 강자로 부상했다. ‘중국식 자본주의’의 장점은 정책에 연속성이 있다는 점이다. 투표로 정권이 바뀌는 민주주주 사회와 달리, 공산당 일당 통치가 계속 이어져 한 번 시작한 사업은 계속 진행된다.


중국 에듀테크(Edutech) 기업도 정부 정책의 수혜를 입었다. 수년간 시진핑 정부는 에듀테크의 후원자를 자처했다. 시진핑은 2016년 13차 5개년 계획에서 공언한 대로, 에듀테크 분야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내년까지 300억 달러(34조 9800억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가 낸 길 위로 외부 투자가 들어왔다. 미국 데이터연구기업 HolonIQ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에듀테크 스타트업은 전 세계 벤처캐피탈 투자금의 50% 이상을 흡수했다. 이들은 충분한 자본에 힘입어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에듀테크 유니콘은 3.8일당 하나씩 생겨나 총 97개가 됐고, 이 중 7개는 세계 10대 유니콘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에듀테크 기업들이 앞다투어 진출한 분야는 영어다. 원어민 교사에 목말라하는 부모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중 눈에 띄는 기업은 VIPKID다. 이 회사는 맞춤형 영어교육을 선보였다. 수업은 노트북 화상연결을 통해 원어민 교사가 실시간으로 틀린 문법이나 발음을 봐주고, 학습 솔루션을 제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사업 모델은 간단하다. 미국, 영국, 캐나다에 거주 중인 영어 원어민 인력을 지구 반대편에 있는 중국 학생과 연결시켜 주는 방식이다. 이는 학생이나 교사 모두에게 ‘윈윈’이다. 영미권 교사는 남는 시간을 이용해 용돈을 벌 수 있고, 학생은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원어민 교사를 싼값에 만나볼 수 있다. VIPKID는 이 사업 모델로 세계 1위 에듀테크 기업 반열에 올랐다.


영어뿐 아니라 다양한 교육 서비스로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온라인 어학 전문 업체 ‘후지앙’이다. 이 회사는 온라인 인프라가 미미하던 2001년도 설립된 후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언어에 이어 문화, 과학, 직업교육에 걸쳐 2,000개가 넘는 온라인 코스를 마련했고, 1억 8600만 유저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이러닝 플랫폼 ‘CCtalk’를 론칭해 실시간으로 교사와 학생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후지앙은 하버드비즈니스스쿨(HBS) 공식 파트너이자, 중국 100대 인터넷 기업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성장했다. 중국 에듀테크 기업은 이처럼 국내에서 쌓은 실력을 가지고 해외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한국에도 들어왔다. 두터운 유저 기반과 기술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토종 교육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1:1 온라인 대면 교육으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이런 추세면 중국 에듀테크가 세계 교육계를 장악할 것 같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먼저 기업에서 쓰는 돈 대비 서비스 이용료가 너무 싸다 보니 회사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중국에 에듀테크 기업들이 난립하다 보니 가격 경쟁이 붙어 서비스 이용료는 점점 낮아지고, 영업·홍보비는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는 해외 추가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정치와 개인정보 이슈 또한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hinese Education Startup Puts Western Teachers on Notice” 기사를 통해 대만과 톈안먼 사태를 언급한 미국인 교사 2명이 해고됐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VIPKID는 교사들에게 정치적으로 논쟁이 되는 주제를 다루거나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표기하지 않은 지도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개인정보 문제도 있다. 중국 에듀테크 기업들은 미국인 교사에게 사회보장번호와 은행 계좌, 집주소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 수수료 지급과 실력 검증 차원이라고 하나,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오용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우려의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나, 중국 에듀테크는 정부의 굳건한 지원에 힘입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윤석진 기자 | drumboy2001@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교육산업 담당. 기술 혁신이 만드는 교육 현장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쉬운 언어로 에듀테크 사업 동향을 가감 없이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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