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데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
작성자
아이스크림에듀 뉴스룸
작성시간
2018.10.10
조회수
233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연재안내 - 「책으로 노는 집 2012년 최화진, 김청연 저

「책으로 노는 집」은 자연스레 책을 접하며 가족만의 독특한 독서문화가 있는 아홉 가정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6년 전, 내가 만난 책 속의 아홉 가정은 독서를 따로 시간을 두고 특별한 활동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 그 자체가 삶에 녹아 있었다. 이 연재에서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가정 내 독서 문화를 이야기하려 한다. 필요에 의해 책을 찾거나 읽다가 포기한 분들, 가족들과 서먹서먹해 대화가 어려운 분들은 아홉 가정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길 바란다. 조금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최화진-


김용택 시인은 기업 CEO를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 간략히 자기 생각을 글로 써보라고 한다. 막상 글을 받아서 보면 제대로 못 쓰는 경우가 많다. 그때 말한다. “이렇게 글을 못 써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고 보고서를 검토하느냐?” 책을 쓸 당시 독서 멘토로 인터뷰하며 들은 이야기다.


독서는 글쓰기와 연결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보라고 한다. 지자체나 사설기관 등 글쓰기 강좌도 이전에 비해 계속 늘고 있다. 단순히 작가가 되기 위해서, 글쓰기 전문가를 꿈꿔서가 아니다. 살아가는데 글을 매개로 소통하는 방식이 많아지면서 글 한 줄의 중요성이 더 강조된다.


글을 잘 쓰면 SNS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부터 직장 생활에서 보고서나 메일을 보낼 때도 유용하다. 가정 독서 문화를 일궈놓은 가정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가족 구성원이 글을 쓰는 데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진다.


흔히 글쓰기는 읽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의 총합이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혼자 책을 읽는 게 아니라 가정 안에서 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공유하는 행위가 글쓰기의 기초 체력을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얼마 전 맞춤법 수정이나 합격 자소서 등을 제공하는 사이트 ‘자소설 닷컴’이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하반기 공채 시즌과 함께 취업준비생의 스트레스가 많음을 반영한 결과이자 자소서를 쓰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김수경 씨의 딸 조하영씨는 대학 진학 준비를 하면서 책을 읽은 힘을 제대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 씨는 친구들에 비해 자기소개서나 면접 준비를 할 때 크게 어렵지 않았다. 성장 과정, 학과에 지원한 동기, 지금까지 했던 다양한 활동 등 이야깃거리가 풍부했고, 이를 글이나 말로 잘 풀어낼 수 있었다. 평소 엄마 김수경 씨를 통해 글을 읽고 쓰는 일이 몸에 체화돼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반드시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글을 잘 쓰는 사람 가운데 책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기서 “책을 많이 읽으면 글도 잘 쓰게 된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는 행위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게 전부가 아니다. 글의 행간이나 전체 맥락을 짚어내 내용의 흐름이나 작가의 의도 등을 파악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고 자신만의 관점도 만들어지게 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고 공감이 가는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풍부한 글을 쓰려면 그만큼 경험도 쌓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을 함께 나누기에 가족만큼 좋은 구성원도 없다. 같은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보라. 같은 내용도 받아들이는 것이 제각각 다를 것이다. 책에서 본 것을 직접 눈으로 보러 다니는 직접 경험도 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한다면 ‘읽는 힘’과 ‘쓰는 힘’이 만날 수 있다.


글 쓰는 데 두려움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 책을 읽다 인상적인 부분이 나오면 메모해두자. 한 문장이라도 그 문장을 계기로 자신의 생각을 길어 올릴 수도 있다. 빌린 책이 아니라면 직접 밑줄을 긋거나 옆에 자신의 단상을 적어두는 것도 좋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나중에 그 책을 다시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이 달라졌는지 알아가는 색다른 묘미가 있다.

처음부터 분량이 많고 깊이 있는 글을 쓰는 건 어렵다. 사소한 내용부터, 나의 경험과 연결 지어 공감이 가는 내용부터 조금씩 써보는 것이다. 그런 훈련이 반복돼 쌓이면 책을 읽는 자기만의 호흡도 생기고 글을 쓰는 게 수월해진다.


이런 활동을 기계적으로, 의식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읽는 것과 쓰는 일 모두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아이가 글을 잘 쓰길 바란다면? 논술학원보다는 시간날 때 틈틈이 도서관이나 서점을 방문해보자. 추천도서나 베스트셀러보다 아이가 직접 관심 있는 분야를 직접 찾도록 기다려보자.


* 지난 연재부터 앞서 만났던 아홉 가정을 통해 알게 된 가정 독서 문화의 공통점을 꼽아서 소개하고 있다. 각 가정의 사연이 궁금하시면 앞의 내용을 살펴보시길 바란다.


최화진

아이들을 좋아하고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어 한겨레 교육섹션 <함께하는 교육> 기자로 일했다. 기회가 닿아 가정 독서문화 사례를 엮은 책 <책으로 노는 집>을 썼다. 현재는 교육 기획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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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체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