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클립아트코리아
“학교 갈 시간이야!”
“숙제 어서 해.”
“내일 준비물과 학교 갈 가방은 챙겨 놓았어.”
매일 아이를 위한다는 이유로 잔소리가 반복된다. 잔소리하는 부모는 화가 나고, 잔소리 듣는 아이는 짜증이 난다. 그렇게 부모의 JQ(잔소리 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높아진다. 잔소리를 조금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이가 조금씩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정답은 없지만 해답은 있다.
적절한 보상체계를 정할 것을 추천한다. 칭찬스티커 보상방법은 흔히들 알고 있다. 아이가 칭찬받을 일을 하면 스티커를 하나씩 붙여 나가는 것을 조금 변형한다. 다시 말해, 아이에게 보상해야 한다면, 스티커 대신 부모의 사인을 해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노트를 1권 준비한다. 노트 첫 장에는 아이가 어떤 경우에 부모 사인을 받을 수 있는지 내용을 적는다. 예를 들어, 아침 8시 10분까지 등교준비를 마치면 사인 1개, 20분 이상 독서하면 사인 1개, 부모님과 20분간 수학공부 하면 사인 1개, 밤 9시 30분에 씻고 잘 준비를 마치면 사인 1개 등과 같이 정한다.
이러한 조건을 정할 때는 가급적 정확하게 기준을 정하는 것이 좋다. 시간, 도달목표가 명시되면 오해의 소지가 없다. 막연하게 수학공부 열심히 하면 사인 1개, 책 열심히 읽으면 사인 1개와 같은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그리고 조건들이 너무 많으면 아이는 모든 말과 행동이 보상에 초점을 두게 된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며, 고쳤으면 하는 행동과 갖춰졌으면 하는 습관을 생각하며 기준을 정하면 좋겠다. 물론 일방적으로 지시, 명령하기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설득하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조건은 3~5개가 적당하겠다.
둘째, 기준에 따라 부모는 아이가 사인을 요청해 왔을 때, 칭찬하며 사인을 해 주면 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아이의 행동을 칭찬하며 보상하는 데 있다.
“벌써 사인해 달라고?”
“시간 정확히 재었어.”
“엄마가 보니까 제대로 한 것 같지 않은데.”
와 같은 반응은 옳지 않다. 아이가 거짓말하지 않는다면, 큰 틀에서 눈감아 주며 아이의 실천을 응원해 주는 것이 맞다.
아이의 사인이 10~15개 (이것은 부모와 아이가 정하기 나름) 정도 모이면, 아이에게 보상을 한다.
보상을 위해 부모는 ‘칭찬선물박스’를 준비한다. 칭찬선물박스에는 평소 아이가 가지고 싶어 했던 장난감, 문구류, 액세서리 등이 담겨 있다. 여기에 있는 물건들은 아이가 관심 있고 부모를 조르며 사달라고 한 것이다. 아이가 사인 10개를 모으면, 칭찬선물박스의 물건들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아이에게 동기를 부여해 주고, 천천히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
하나의 행동이 습관화하는 데는 66일이 소요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약 두 달간 칭찬선물박스로 아이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보면 어떨까? 부모의 잔소리는 줄고,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져야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통제할 것이다.
그런데 기억할 것이 있다. 아이에게 외적 보상만을 강조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외적 보상에서 내적 보상으로 옮겨 가도록 부모가 지속적으로 코칭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OO이가 꿈을 향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구나.”
“그래, 독서는 네 꿈을 이루는 데 참 중요한 습관이야. 참 잘하고 있어.”
“오늘도 수학 실력이 한 뼘 자란 것 같다.”
와 같이 자신의 꿈을 향해 공부한다는 생각, 학습 자체가 주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부모가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찰흙을 구입해서 처음 뜯으면, 말랑말랑 손 가는 대로 빚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차츰 지나면서 찰흙은 굳는다. 굳은 후에 손으로 힘을 가하면 찰흙은 부러진다.
이는 자녀교육에도 적용된다. 초등학생 시절, 기초 생활습관과 학습습관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이때 부모의 효과적인 이끎을 통해 경쟁력 있는 습관이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중요한 시기를 놓쳐, 사춘기가 지난 후에 아이의 습관을 고치려 들면 아이와 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
칭찬선물박스가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각 가정의 환경에 맞게 변형해서 적용해 보길 희망한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이를 실천하며 각 가정에 맞는 특색 있는 보상체계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
김성현 교사
초등학교 교사. <초등학교 이 정도는 알고 보내자> 저자. 기타 궁금한 사항과 추가적인 정보는 네이버카페 <초등부모학교>(cafe.naver.com/8to13)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