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문법을 정확하게 아는 것도, 영어책의 레벨을 올리는 것도, 영어의 어휘를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한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영어 듣기만큼은 갑자기 노력해서 실력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영역이며 완벽하게 들을 수 있다고 해서 문제의 정답을 찾아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또한, 충분히 영어 듣기에 노출되었다 하더라도 시험 문제를 풀 때 문맥을 파악하지 못해 잘 들었음에도 정확한 답을 고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만큼 꾸준함이 중요한 영어듣기,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치원까지 영어 노출이 없던 상태에서 초등 저학년 때 영어 흘려듣기를 시작했지만, 영어 듣기에 대한 노출량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럼에도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유튜브 영상을 찾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애니메이션으로 꾸준히 영어 흘려듣기를 진행했습니다.
평일 중 단 며칠이라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영어에 익숙해지는 습관을 만들어주고자 했습니다.
다만, 영어 영상을 보고 아이들에게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물어보거나 이게 무슨 뜻인지 특정 문장의 의미를 물어 학습적이거나 조금 더 어려워 보이는 영상을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초등시기 내내는 아이들 취향에 맞는 영어 영상을 그저 표류하는 느낌으로 이래도 될까 싶은 마음으로 계속 들으면서 감을 유지시켜주고자 했습니다.
사실, 미취학과 다르게 초등학생 3학년이 되어 영어를 시작한 아이는 학습으로서의 영어를 시작했다는 전제이기에 평가와 무관할 수 없습니다.
평가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면 영어듣기를 규칙적으로 반복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지금 하는 영어 듣기 영역은 중등, 고등의 영어 듣기평가에서 원하는 수준의 결과를 얻기 위함을 목표로 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원어민 친구와 막힘없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의 목표이기에 그 방법도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듣기를 하긴 하나 평가로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중학생이 되면 아이들이
20문제의 듣기 평가를 한 학기에 한 번씩 1학년부터 시작해서 전국 단위의 영어 듣기 평가를 1년에 두 번씩 봅니다.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은 아니지만 20개 문제를 듣고 맞히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아님에도 100점을 못 맞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왜냐하면 문제 중에 어색한 문장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고르라고 하는 문제가 나오는데
문맥상, 상식적인 수준에서 봤을 때 대화가 자연스럽냐, 그렇지 않냐는 영어를 뛰어넘는 뉘앙스의 차이도 있기에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골라야 하는 선지 중에 더 자연스러운 대화가 있고 조금 덜 자연스러운 대화를 구분해 더 자연스러운 답변을 골라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다 들렸음에도, 무슨 대화를 했는지 이해했음에도 짧은 시간동안 더 자연스럽냐 자연스럽지 않냐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영어 듣기를 꾸준히 했고, 원어민 선생님 수업을 오래 들었음에도 막상 영어듣기 평가에서 오답을 고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소 한글 독서를 통해 문해력이 높고 문맥을 통한 유추의 경험이 많았던 아이들, 평소 가족들과 대화가 많았던 아이들이 문맥에 따라 판단할 힘이 생기게 됩니다.
영어 듣기 실력도 한글 독서와 가족의 대화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세요.
그렇다면, 초등부터 고등까지 영어 듣기와 관련된 필자의 경험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1)초등 시기: 유튜브로 영어 애니메이션 보며 영어 노출에 익숙해지기
2)중학 시기
-미국 시트콤, CNN뉴스, 테드 등을 보고 듣기
*물론, 수준이 높다 보니 잘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는 시험이 끝난 주말, 방학 등에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중등 영어 듣기평가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면서 감을 잃지 않도록 하기
3)고등 시기: 중등 시기에 이어 EBS 사이트에서 작년도, 지난 학기 해당 학년의 영어 듣기 평가 기출문제, 듣기 파일, 정답지, 해설지를 통한 학습
이런 식으로 초등의 흘려듣기, 중등의 듣기 평가의 과정이 결국 고등학생이 되면 수능 영어 영역 1번부터 나오는 듣기 파트 문제로 연결됩니다.
오늘의 영어 듣기 로드맵은 아이가 외국인과 친구가 되는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영어가 아닌 영어 성적, 실력, 등급이라고 하는목표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 해당됨을 한 번 더 말씀드리며
대화 중 미묘한 맥락의 차이로 정답과 오답이 갈리는 문제들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잊지 않으셔야 합니다.
이은경 선생님
※ 해당 내용은 youtube_슬기로운 초등생활의 이은경 선생님께서 작성해주신 원고입니다.
이은경 선생님은 2003년부터 2018.8까지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하셨으며,
현재는 슬기로운 초등생활을 비롯하여 다수의 책을 출간하고 부모교육 관련 강의를 수백 회 이상 하고 있습니다.